2020년 N월 N일.

도로 위에는 자동차가 다니고, 사람들은 부엉이가 물어다 주는 편지가 아닌 간편한 문자로 먼 곳에서도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귀족이라는 계급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마법사들이 가지고 있던 순혈주의 사상은 드문드문 존재하기야 하지만, 옛날 구닥다리 사상이라며 눈총을 받는 세상이랍니다.

 

이전의 차별이 사라진 지금이 배움을 얻기에 정말로 좋은 시기입니다. 9와 3/4 승강장으로 마법에 재능을 가진 어린 학생들이 저마다의 기대를 안고 기차에 오릅니다.

 

각종 전자기기들은 잠시 넣어 두기로 해요. 우리는 마법이라는 놀랍고, 새로운 것을 배우러 왔으니까요!

여전히 호그와트는 전자기기를 차단하는 마법이 걸려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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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N월 N일.

우리가 호그와트에 입학한 지도 4년째, 우리는 벌써 호그와트의 4학년입니다.

나이를 먹은 만큼 우리는 변한 게 많겠죠.

성격도, 얼굴도, 하다못해 사소한 행동들까지도요!

그래도 우리는 한번 친구인 이상 영원히 친구일 것입니다. 그렇죠?

 

4학년에 올라왔으니 또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겠죠.

마법 세계에는 신기한 것들이 끊이질 않으니까요!

그럼, 이번 학년도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면서.

다시 한번 우리는 호그와트에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자 예언자의 일보를 보았나요?

누군가 마법약 실험을 하다가 죽었다는 기사가 떴었죠?

뭐, 딱히 별 일은 아니겠죠. 우리랑 관련도 없고요.

불쌍한 이에게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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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N월 N일.

어느덧 우리도 7학년, 호그와트의 마지막 학년입니다.

이제 이 호그와트에서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별다른 일 없이, 우리는 평화롭게 지냈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이곳은 호그와트잖아요?

 

남은 나날도 평화롭게 지나가길 바라면서,

우리는 호그와트에서의 마지막 1년을 시작합니다.

 

어? 잠시만요. 마법약 수업에는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자칫하면 냄비가 폭발할 수 있다고 교수님께서 누누히 말씀하지 않았던가요!

이런, ○○기숙사 10점 감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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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N월 N일.

우리가 호그와트를 졸업한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다들 어엿한 어른이 되었겠네요.

어쩌면 사랑하는 누군가와 약혼을 했을 수도 있고,

아무런 걱정 없이  미래를 꿈꾸며 하루 하루를 즐겁게 보냈을 수도 있겠어요.

 

물론 세상이 멀쩡했다면 말이에요.

 

‘좀비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진지도 벌써 N년이 지났습니다.

발병의 원인도, 치료 방법도 찾지 못한지도 N년이 지났고요.

 

처음에는 머글의 사이에서 가장 먼저 이성을 잃는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그 다음은 혼혈, 그리고 점차 순수 혈통으로 감염자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인구의 대부분이 좀비바이러스를 몸 안에 가지고 있어요.

 

좀비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외부적으론 좀비화가 될수록 손톱이 검어지고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죠. 손톱이 검어지기 시작한다면 눈에 초첨이 잘 맞는것으로 시작해서 사소한것도 잘 기억이 안 나게 되다가 마지막엔 사고능력을 잃고 사람에게 덤벼드는 좀비가 되어버리죠. 그들이 사람들에게 이끌리는 이유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싶어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래요. 당신도 이미 주위에서, 혹은 가족에게서 많이 목격했을 거예요.

또는 당신에게도 이미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고요.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좀비바이러스가 노년층에서 가장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아무래도 마력의 양이 적을수록 진행이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었죠?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성별란을 지워주세요.

 

우리는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가장 익숙하고 그리운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그러나 그만큼 더욱 복잡한 기억이 담긴 호그와트로 향합니다.

 

그야 호그와트만큼 가장 안전한 장소는 없으니까요.

 

호그와트로 가는 길은 여전합니다.

익숙한 기차에 몸을 싣고 가만히 눈을 감으며 호그와트로 향하다 보면

갖가지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채울 수도 있겠어요.

 

기차 안에서 사먹었던 간식,

처음 기숙사 배정을 받을 때.

보가트 수업과 퀴디치 시합.

연회장을 가득 채우던 웃음소리와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던 룸메이트.

하나 둘 이성을 잃고 변해가던 친구들의 모습.

 

친구?

 

과연 ‘그걸’ 친구로 부를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 모두 이미 좀비화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말이죠.

 

당신은 아직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혹은 이미 초기 감염 증상이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선택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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